JB금융지주를 둘러싼 지배구조 논란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박춘원 전북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은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논란과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박춘원 행장은 은행 경력이 없는 캐피탈 출신 인사로, 전통적인 은행권 내부 승계 관행과는 결이 다른 이력을 지녔다. 여기에 IMS모빌리티 투자와 관련한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단순한 경력 적합성 문제를 넘어 도덕성, 위험 인식 능력, 내부통제 책임 등 자회사 은행장으로서의 전반적인 자격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박 행장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지난해 7월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현재는 국가수사본부가 관련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법적 판단은 유보된 상태지만, 금융회사 CEO가 수사 대상이 된 전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독당국의 인사 적합성 심사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장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JB금융 측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자회사 CEO 경영 승계 계획을 수립했고, 다단계 평가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며 “모든 과정은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사 발표 전날 이사회가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전원 사퇴’ 취지의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각서가 이사회가 후보자의 사법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형사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전제로 인사를 단행한 것 자체가 금융지주가 요구받는 내부통제 및 위험 관리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회사 은행장은 단순한 전문경영인을 넘어 금융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관리의 최일선에 서는 자리라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는 더욱 크다. 은행장의 판단과 리더십은 대출 심사, 자산 건전성,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사 논란은 김기홍 회장의 3연임 결정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JB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JB금융지주를 포함한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도는 이유다.
이 지점에서 최근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금융권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를 직접 언급한 대목이 다시 거론된다.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금융사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회장 연임과 자회사 CEO 인사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JB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권 전반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JB금융지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읽힐 수 있는 인사를 비교적 담담하게 강행했고, 이 대목에서 금융권 안팎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가 금융당국과 감독 라인 곳곳에 포진해 있어, 일정 수준의 ‘완충’이나 ‘방어’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이러한 소문이 반복적으로 회자된다는 점 자체가 JB금융지주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 그리고 권력과 금권의 카르텔 청산 기조를 감안하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상징적 시험대로 읽힐 수 있다. 대통령의 공개적 문제 제기 이후에도 이를 개의치 않는 듯한 인사 결정이 이어지면서, 내부 결속과 자기 논리에 갇힌 조직이 외부의 경고 신호를 사실상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 연임 논란과 자회사 은행장 사법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된 상황에서 이번 금감원 점검은 형식적 절차 점검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감독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절차적 적법성 여부를 넘어 금융지주가 감내해야 할 리스크 관리 기준과 내부통제의 실효성이 충족됐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지주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배구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권 카르텔 논란’의 대표 사례로 남게 될지, 금융당국의 판단과 후속 조치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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