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 명의 소도시에 들어선 공공도서관이 주말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기존 도서관의 조용하고 경직된 이미지를 벗고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지향한 고창 황윤석도서관이 개관 두 달 만에 농어촌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고창 황윤석도서관에 따르면 지난 25일(일) 하루 이용객 수는 1782명, 24일(토)은 1403명으로 집계됐다. 주말 평균 하루 1500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인근 정읍·장성·영광 등 전북과 전남 지역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도서관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며 주말이면 도서관 주차장과 인근 공영주차장, 도로변까지 차량으로 가득 찬다.
종묘에서 영감을 얻은 한옥형 도서관
황윤석도서관의 인기 비결로는 단연 독보적인 건축미가 꼽힌다. 도서관 설계를 맡은 유현준 건축가는 세계유산 종묘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 전통 건축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목구조 건축물을 완성했다. 외관은 단아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내부에는 산처럼 층층이 쌓인 ‘북마운틴’ 서가를 배치해 책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도록 했다.
정숙함을 벗어난 ‘모두의 도서관’
‘찰칵, 찰칵.’ 도서관 곳곳에서 웃음소리와 셔터음이 이어진다. 한쪽에서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읽는 이용자가 있고, 다른 쪽에서는 만화책과 잡지를 펼쳐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는다. 공부하는 학생, 등산복 차림으로 둘러보는 관광객, 인근 주민들이 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황윤석도서관에는 전통적인 열람실 개념이 없다. 2층에서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식 열람 공간과 복도, 서가 사이사이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유아 서가와 어린이 공간에 공을 들였다. 한 이용객은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오면 늘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보게 되는데, 이곳은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된 공간 같아 좋다”고 말했다. 도서관 한켠에는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도 조성돼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황윤석도서관처럼 열린 문화공간은 지역 소멸을 막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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