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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에 맹꽁이 돌아왔다…생태복원 ‘신호탄’ 울려

멸종위기종 집단 서식 확인…자연환경 복원사업에 동력 기대

 

한때 환경오염의 상징이던 익산 왕궁축산단지가 ‘생명의 땅’으로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의 집단 서식이 확인되며, 생태계 복원의 가능성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익산시는 10일, 왕궁축산단지 내 7개 지점에서 맹꽁이와 어린 개체가 관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7~8월 진행된 생태조사 과정 중 이뤄진 결과로, 현장에서 울음소리가 먼저 감지되며 조사가 확대됐다.

 

맹꽁이는 2005년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한 보호종으로,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로 개체 수가 급감해왔다. 이번 집단 서식 확인은 왕궁 일대가 이미 일정 수준의 수리환경과 생태 연결성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은 축산업으로 훼손된 182만㎡ 부지를 수달, 삵,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이 살아 숨 쉬는 생태지대로 되살리는 국가 시범사업이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종 출현을 넘어, 해당 사업의 정당성과 시급성을 입증하는 생태학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맹꽁이 서식이 확인됐다는 것은 왕궁이 생태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며, “향후 복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사업은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2일에는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해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맹꽁이는 주로 얕은 습지, 일시적 웅덩이, 물 흐름이 있는 환경에서 서식·번식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복원사업 설계에도 실질적 방향성을 제공한다. 시는 이에 따라 습지 복원, 생태통로 구축, 물길 확보 등 서식지 맞춤형 공간 조성을 사업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번 사례는 국제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와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은 2030년까지 훼손된 생태계의 30%를 복원해야 하는 국제적 책무를 안고 있으며, 왕궁은 정책성과와 전시효과를 모두 갖춘 전략 모델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시는 이번 맹꽁이 발견을 계기로 복원사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식지 인근의 폐축사를 신속히 철거해 공간을 확보하고, 추가 생태조사를 통해 개체군 분포와 연결성 확보에 나선다. 아울러 주민 참여형 생태 보호활동과 지속 가능한 모니터링 체계도 함께 도입할 예정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맹꽁이 울음소리는 단순한 생물 출현이 아니라, 죽어가던 땅이 생명을 품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며 “지역 생물다양성 회복과 생태환경 교육 거점으로 왕궁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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