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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북교육감 어디로 가나

“진흙탕 되어가는 전북교육감 선거, 이대로 둘 것인가”

 

교육감 선거를 불과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전북 교육계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의혹과 폭로, 재반박이 꼬리를 물며 선거판은 이미 ‘진흙탕’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로 혼탁해졌다. 교육의 미래를 논해야 할 자리가 정치적 공방과 인신 공격으로 얼룩지고 있는 현실은 도민들에게 깊은 피로감과 실망을 안기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일부 후보들은 특정 후보를 겨냥해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이에 맞서 또 다른 후보는 대필 의혹 등으로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의혹이 의혹을 낳고, 해명이 또 다른 논란을 키우는 구조 속에서 유권자들은 무엇이 진실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선거는 점점 정책의 장이 아닌 ‘마녀사냥식 폭로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교육감 선거에서 노골적인 정치 행보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후보가 특정 정당의 고위 인사와 만나 촬영한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사실상 정치적 후광을 과시하는 모습은 교육자적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 교육감은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 이유가 분명하다. 교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누구와 손을 잡았는가’가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현실은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선거를 ‘정치 공학’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교육 비전은 사라지고, 세 결집과 이미지 경쟁만 남는다. 이는 단순히 선거의 품격 문제를 넘어, 향후 교육 행정의 방향성에도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정치적 빚을 진 교육감이 과연 독립적인 교육 정책을 펼칠 수 있겠는가 하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정책 공약의 실종이다. 현재 전북 교육이 직면한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 간 교육격차, 교권 침해, 미래 교육 체제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정작 후보들 사이에서 이러한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유권자들이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비전’이 사라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선거는 ‘누가 덜 나쁜가’를 고르는 소극적 선택의 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는 곧 교육의 후퇴를 의미한다. 교육감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지역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설계하는 자리다. 그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이처럼 저급한 수준에 머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선거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후보들은 의혹 제기 이전에 스스로의 정책과 비전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상대를 공격하는 데 쏟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교육 문제 해결에 투자한다면 선거의 질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또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유권자 역시 변해야 한다. 자극적인 의혹과 폭로에 휘둘리기보다, 후보의 정책과 철학을 꼼꼼히 따져 묻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선거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은 결국 유권자의 선택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전북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지역 선거가 아니다. 전북의 미래,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지금과 같은 혼탁한 흐름을 방치한다면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선거는 싸움이 아니라 선택의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감 선거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격이 아니라 비전이며, 정치가 아니라 교육이다.

 

김민우 / 더케이글로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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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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