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권의 구조적 부패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JB금융과 전북은행 사례는 금융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3연임, 전북은행장 박춘원 선임, 그리고 김건희 집사게이트로 불리는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은 단순 내부 문제로 치부될 사안이 아니다.
김기홍 회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내규를 바꿔 금융지주 최초 3연임 체제를 만들었고, 2025년 3월 성공적으로 3연임을 달성하며 사실상 9년 동안 그룹 인사와 투자 결정을 독점했다. 임추위와 이사회는 회장 측근 중심으로 구성돼 독립성과 견제 기능은 사실상 없었다.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그는 JB금융 내 금감원 출신 임원 6명을 거느리며, 감독당국 움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게 바로 금융권의 제왕적 지배구조이자 금융 카르텔의 실체다.
전북은행 사례는 그 정점을 보여준다. 박춘원 전 행장은 JB우리캐피탈 대표 시절 김건희 집사게이트로 불리는 IMS모빌리티 투자에 참여했고, 당시 특검 조사를 받았다. 이 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였고 사업 지속성은 불확실했다. 은행 경험이 전무한 인물을 단독 후보로 추천하고, 은행장 선임 전부터 업무보고를 받게 한 것은 법적·절차적 기준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사회가 박 행장의 잠재적 사법리스크를 인정하고 각서를 작성한 채 선임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이사회는 회장의 거수기, 즉 로보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금융 공공성과 예금자 보호는 철저히 무시됐다. 김기홍 회장이 박 행장을 끝까지 밀어붙인 배경에는 IMS모빌리티 투자 연루라는 보은 인사 의혹이 짙게 존재한다. 캐피탈이 자본잠식 회사에 수십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 불가하며, 윗선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하다.
수익 구조 역시 심각하다.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며, 저신용자와 중소기업 대출 중심에도 고금리 정책으로 임원 배당과 성과보상을 지급한다. 김 회장의 30억대 연봉과 수십억 인센티브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제왕적 지배구조와 고수익 전략이 결합하면 공공성보다 회장 중심 수익 구조가 우선되는 조직 문화가 강화된다.
금감원은 이미 1월 19일부터 JB금융 등 8대 금융지주에 대해 지배구조·내부통제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박춘원 전북은행장 선임, IMS모빌리티 투자, 고금리 수익 구조가 핵심 점검 대상이다. 국수본 조사도 배임·횡령 의혹과 투자 의사결정 적정성, 책임 소재를 집중 점검 중이다. 조만간 기소 가능성까지 현실화되면 전북은행 신뢰도와 지역사회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제왕적 지배구조, 사법리스크 인사, 자본잠식 투자, 고금리 수익 구조, 내부통제 무력화 등 금융권 구조적 부패의 총체를 보여준다.
김기홍 회장과 박춘원 행장은 금융당국 앞에서, 특히 박 행장은 국수본 조사 전이라도 자진 사퇴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금감원은 회장과 은행장 모두 직무정지, 나아가 해임 권고를 내려야 한다. 이번이야말로 한국 금융권의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할 최적기다.
더 이상 늦출 여유는 없다. 금융 개혁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와 금융 공공성 훼손은 불가피하며, 전북은행과 JB금융의 사례는 한국 금융권 전반의 미래를 위협하는 경고로 남을 것이다.
오신일 ㅣ 참여민주회 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