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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보여주는 몸’에서 ‘생활하는 몸’으로…“ 익산에서 확인한 크로스핏의 현재

중·장년 마스터즈까지 확산되는 크로스핏 열기
수도권 넘어 지방 중소도시로… ‘생활형 종합운동’ 재조명

 

한때 ‘고강도 운동’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열풍을 일으켰던 크로스핏(CrossFit)은 과거형으로 표현되곤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대중성은 줄었을지 몰라도, 크로스핏은 특정 마니아층을 넘어 중·장년층과 지방 도시로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크로스핏 전용 체육관, 이른바 ‘박스(Box)’는 약 300여 개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서울·수도권 대도시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익산을 비롯한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크로스핏 박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북 지역에만 해도 약 25~30개의 체육관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크로스핏은 흔히 박스 점프, 로잉, 배틀 로프 등 고난도 동작을 떠올리게 하지만, 본질은 특정 동작이 아닌 ‘프로그램’에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맨몸 운동, 유산소 운동, 일상적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운동을 통합해 체력 증진과 운동 능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종합 운동이다.

 

 

핵심 개념은 ‘WOD(Workout Of the Day)’다. 매일 다른 운동 루틴이 제공되며, 보통 20~30분 내에 마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높은 심박수를 유지한 채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구조로, 최근 각광받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의 원리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크로스핏의 특성은 ‘지루하지 않은 운동’이라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매일 바뀌는 프로그램, 시간 대비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한 도전 구조는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커뮤니티 문화 역시 크로스핏이 오랜 시간 생명력을 유지해온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 크로스핏의 흐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회가 익산에서 열렸다. 스포츠 이벤트 및 스포츠의류 제작 기업 ‘얼번핏’을 이끄는 최지안(46) 대표는 올해로 2회째 ‘얼번핏 인비테이셔널 마스터즈 리그’를 개최하고 있다. 1회 대회는 경기도 용인에서 열렸으며, 이번 익산 대회에는 전국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64명이 출전했다.

 

대회는 남녀를 구분해 35~39세, 40~44세, 45~49세, 50세 이상 등 연령별 마스터즈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일반부와 코치부로 세분화해 하루 동안 세 개의 서로 다른 WOD를 수행하고 종합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최근 크로스핏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보여주는 몸보다 쓸모 있는 몸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헬스가 고립 운동, 요가가 유연성 중심이라면 크로스핏은 심폐지구력과 근력, 민첩성, 균형감각 등 10가지 이상의 신체 능력을 고루 사용하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익산에서 대회를 연 배경에 대해서는 “수도권에 대회가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지방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대회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라도 지역의 크로스핏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도 익산을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변화는 40~50대 중·장년층 참가자의 증가다. 최 대표는 “크로스핏은 앉았다 일어나는 기본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근손실을 막고,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준다”며 “삶의 활력과 일상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부상 위험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강도가 높은 운동인 만큼 무게와 난이도 조절이 필수”라며 “전문 자격을 갖춘 코치의 지도 아래 개인 수준에 맞게 조절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로스핏 지도자는 레벨 1·2 자격을 취득해야 하며, 자격증에는 유효기간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크로스핏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생활형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보여주기식 몸 만들기가 아닌, 일상을 건강하게 버틸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중·장년층과 지방 도시에서 다시금 선택받고 있다는 것이다.

 

 

크로스핏은 여전히 쉽지 않은 운동이다. 그러나 레벨을 조절할 수 있고, 전신을 고르게 사용하는 구조 덕분에 가장 현실적인 ‘종합 운동’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익산에서 열린 마스터즈 대회 현장은, 크로스핏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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