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와 막걸리, 우리 삶의 밥상 위에 놓인 소박한 음식이 지역 공동체의 전통을 잇는 문화유산 교육으로 되살아났다.
완주문화재단(이사장 유희태)은 지난 8월 29일, 국가무형유산 공동체종목 지역 연계 지원 사업인 ‘반갑다! 우리 무형유산, 김치 담그기·막걸리 빚기’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국가유산진흥원이 추진하는 공동체 전통 문화 계승 사업의 일환으로, 5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 김치 담그기와 막걸리 빚기라는 일상 속 전통을 중심에 두고, 지역민 총 500여 명이 참여하며 전통 식문화의 뿌리와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교육 현장에는 김치 전문가이자 ‘신뱅이 김치’ 대표인 안명자 씨와, 지역 특산 막걸리 생산 기업 ‘눈부신 자연애’의 전수미 이사가 직접 강사로 참여해 전통 식문화의 실용성과 철학을 전달했다.
안 대표는 30년 넘게 김치 연구에 매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김치의 역사, 종류, 조리법은 물론 김장을 둘러싼 공동체 문화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인 강의를 선보였다. 전 이사는 전통 발효주의 과학적 원리와 막걸리의 지역별 특징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참여자들의 높은 몰입도를 이끌었다.
수강생들은 김치와 막걸리를 직접 만들며 전통의 손맛을 익히는 동시에, 예부터 전해 내려온 ‘품앗이’ 정신, 이웃과 함께하는 기쁨의 의미를 체감했다. 일부 참가자는 김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처럼 김치의 세계를 새롭게 보게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교육의 성과는 단발성 체험에 그치지 않았다. 참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전승 모임 ‘우리김치 품앗이’는 교육 종료 후에도 김치 담그기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또한 김치의 역사와 김장 문화 관련 자료를 상시 전시하며 교육 효과를 지속시켰다.
유희태 이사장은 “이번 교육은 단순한 음식 만들기 체험을 넘어, 공동체와 문화유산의 의미를 나누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전통이 현대적으로 계승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문예회관, 전문가, 주민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지역 문화자원의 전승 사례로 평가받으며, 국가유산의 생활 속 실천 가능성을 제시한 의미 있는 사례로 남게 됐다.
더펜뉴스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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