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가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공식 지정됐다. 익산 지역 산림유산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로, 지역 생태자원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익산시는 19일 산림청으로부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가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고시됐다고 밝혔다. 국가 산림문화자산은 생태·경관·역사·정서적 가치가 뛰어난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산림청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정하는 제도다. 전문가 자문과 사전 컨설팅, 현장 고증, 타당성 조사 등을 통과해야 한다.
이번에 지정된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1.16㏊)는 고려시대 사찰 ‘임해사’가 있었던 곳으로, 당시 스님들이 차를 즐기기 위해 심은 차나무가 야생화돼 현재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국내에서도 드문 사례다. 금강에서 약 1㎞, 서해안에서 20㎞ 떨어진 남서향 계곡에 자리해 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가 유지되며, 남부 해안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는 차나무가 북방 한계선 인근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이례적인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익산시는 수년간 전문가 자문과 정밀조사, 산림청 사전 컨설팅을 통해 군락지의 생태·역사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입증해 왔다. 특히 사찰이 사라진 뒤에도 차나무 군락이 살아남아 역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식물 군락을 넘어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지정은 보존에 그치지 않고 활용으로 이어진다. 시는 함라산 일대를 산림복지와 문화, 휴양이 어우러진 복합 힐링 공간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15억5,000만 원을 확보했으며, 무장애 나눔길 조성, 지역특화림(8억 원), 도시숲 조성(8억 원) 사업을 연계해 사계절 경관 숲과 명품 숲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야생차 군락지와 연계한 녹차밭 데크길 2단계(0.6㎞)와 2027년까지 추진되는 금강 조망 숲길(3단계)이 완성되면, 함라산 전역은 자연 체류형 숲길 인프라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현재 함라산에는 국립 치유의 숲과 산림문화체험관, 자연휴양림, 유아숲 체험원 등이 조성돼 익산의 대표적인 자연휴양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익산시는 향후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숲 해설, 걷기 행사 등을 확대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찾는 복합형 산림문화 벨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은 익산이 지닌 산림의 역사·생태적 가치를 꾸준히 발굴하고 보존해 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를 익산을 대표하는 산림문화 명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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