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를 떠나 농촌에 왔더니 아이가 웃고, 가족이 바뀌고, 삶이 달라졌습니다.” 도시 아이들이 농촌 마을에 머물며 학교와 마을공동체를 함께 경험하는 ‘익산형 농촌유학’이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인 정책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익산시는 올해 2학기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 유학생 5명(가족 포함 12명)을 새로 유치하면서, 총 8명의 유학생을 포함해 17명의 가족이 익산 웅포면에 정착했다고 5일 밝혔다. 농촌유학 거점학교로 지정된 웅포초등학교는 전체 재학생 16명 중 절반이 도시에서 전학 온 학생들로, 전입 유학생이 학교 유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폐교 위기에 놓였던 웅포초는 도시 가족들의 전입으로 아이들 웃음이 되살아난 학교가 됐다. 익산시는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통해 학교 인근에 도시 가족들을 위한 체류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가구와 생활용품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정주 기반을 갖췄다. 학교뿐 아니라 마을 주민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공동체를 회복하는 긍정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농촌유학은 단기 체험이 아닌 생활 중심의 정주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자연 속에서 뛰놀고 마을 주민과 교류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들판을 달리고, 밤하늘 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일상은 도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성장의 과정이다.
실제로 참여 중인 한 학생은 “도시보다 공부가 더 잘되고, 밤에 별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역시 “아이의 성격과 습관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마을 어르신과 선생님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라 안심된다”고 전했다.
익산시는 지난 2월 ‘가족형 농촌체험캠프’를 열어 도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농촌유학을 사전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 캠프는 단기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 유학과 실질적 이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됐다. 실제로 지난해 체험 이후 가족이 익산에 완전히 정착한 사례도 확인됐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농촌유학은 도시 아이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농촌에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양방향 정책”이라며 “교육을 기반으로 한 정주 여건 개선이 실질적인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익산시는 교육부가 지정한 교육발전특구 시범 선도지역으로, 공공형 방과후학습관 ‘더봄’, 청소년 100원 버스, 회복적 생활교육, 보건의료 인력양성 체계 구축 등 총 26개 세부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농촌유학과 체험캠프, 체류지 리모델링 등은 지역 맞춤형 교육혁신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더펜뉴스 최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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